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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내영혼의 자서전 (니코스 카잔차키스)

by happybill01 2025. 5. 11.

내 영혼의 자서전: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삶과 철학

크레타의 햇살처럼 뜨겁고 지중해의 바람처럼 자유로웠던 영혼,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의

'내 영혼의 자서전(Report to Greco)'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닌, 한 인간의 영적 여정을 담은

철학적 고백록이다. 카잔차키스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스승이자 영적 조상인 엘 그레코에게

보고하듯 자신의 삶을 풀어냈다.  방황과 실패를 거듭하는 가운데 그가 모든것을 바쳐 이루고
싶어했던 한가지는 바로 자유였다.

크레타섬 전경

크레타에서 시작된 여정

1883년 그리스 크레타섬 이라클리온에서 태어난 카잔차키스는 어린 시절부터 두 가지 상반된

힘 사이에서 갈등했다. 한편으로는 자유와 모험을 갈망하는 아버지의 기질을, 다른 한편으로는

경건함과 자기 절제를 중시하는 어머니의 성향을 물려받았다. 이러한 내적 긴장은 평생

그를 따라다녔고, 그의 작품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나는 두 개의 영혼, 두 개의 사상, 두 개의 모순된 힘을 지니고 있었다. 하나는 위로

오르고자 했고, 다른 하나는 아래로 내려가고자 했다."

철학적 여정

카잔차키스의 지적 여정은 베르그송, 니체, 그리고 불교와 같은 동양 사상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탐구였다. 특히 니체의 영향은 그의 사상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신의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

인간의 책임과 자유에 대한 니체의 통찰은 카잔차키스의 작품 속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재해석되었다.  '내 영혼의 자서전'에서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나의 목표는 내 안의

모든 것을 해방시키는 것이었다. 내 안에 갇혀 있는 신을 해방시키는 것이었다."

영적 방황과 깨달음

카잔차키스는 베를린, 비엔나, 파리에서 공부하며 유럽 전역을 여행했고, 러시아와 중국,

일본까지 탐험했다. 그는 언제나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 '무언가'는 아마도 삶의 의미,

혹은 신의 본질이었을 것이다.

 

그는 수년간 아토스 산의 수도원에서 명상하며 영적 수행에 몰두했고, 이후 시나이 산 기슭

에서도 은둔 생활을 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신학을 발전시켰다. 그에게

신은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창조적 힘이었다.  "신은 죽지 않았다. 신은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태어난다."

작가로서의 카잔차키스

비록 '조르바 더 그릭'이 그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카잔차키스의 문학적 야심은

그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에 집중되어 있었다. 33,333행에 달하는 이 현대적 서사시는

그의 평생 작업이었고, 그는 이를 통해 현대인의 영적 방황을 그려내고자 했다.

'내 영혼의 자서전'에서 그는 작가로서의 자신의 소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어둠 속에서 빛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징검다리가 되고 싶었다."

자유의 정의

카잔차키스에게 자유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단순히 외부적 제약의 부재가 아니라, 내면의

악마들과 맞서 싸우고 승리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렇게 썼다: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더 이상 희망도 두려움도 없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다. 희망은

미래의 노예가 되게 하고, 두려움은 우리를 과거에 묶어둔다."

죽음을 향한 자세

카잔차키스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죽음을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로 보았다.  "죽음이 없다면 삶은 무의미할 것이다. 죽음의 그림자가 우리의 삶에 깊이와

긴급함을 부여한다."

 

1957년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묘비에는 그가 직접 고른 문구가 새겨졌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현대에 주는 메시지

오늘날 우리가 카잔차키스의 '내 영혼의 자서전'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끊임없는 질문의 중요성, 안주하지 않는 영혼의 가치, 그리고 모순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가는 용기일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피상적 소통과 빠른 만족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카잔차키스의 깊은 성찰과

평생에 걸친 탐구는 영혼의 여정이 얼마나 길고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인간의 의무는 자신의 영혼을 물질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모든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카잔차키스의 '내 영혼의 자서전'은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영혼의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신성을 향한 끝없는 갈망에

대한 심오한 탐구이다. 그의 말처럼, "인간은 신을 창조하기 위해 태어났다.

이것이 인간의 유일한 의무이다."  그의 묘비명이 다시 생각난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