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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프란치스코 교황 자서전 '희망'

by happybill01 2025. 5. 11.

 

책장을 덮은 후, 마음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따뜻함"이었다. 『희망』은 단지 종교인의 이야기를 넘어,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책이었다.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이자,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불안과 고통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씨에 대해 이야기한다.




교황은 아르헨티나의 평범한 청년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시절부터 시작해, 예수회 입회와 사제로서의 길, 교황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차분하게 들려준다. 그의 인생은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질병, 오해, 내면의 갈등 등 인간적인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그는 한 번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희망』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절망 속에서도 타인을 돌보는 자세”였다. 교황은 전 세계를 휩쓴 팬데믹을 언급하며, 고립과 단절 속에서도 우리가 서로를 위로하고 손을 내미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자신의 믿음을 바탕으로 인간과 사회를 다시 연결하길 소망하며, 단지 종교적인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랑을 실천할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그 실천은 반드시 거창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한 사람을 바라보고, 손을 잡아주며, 경청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큰 희망의 시작임을 역설한다.


또한 교황은 기후 위기, 경제 불평등, 난민 문제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도 목소리를 낸다. 그는 교황으로서 세상의 어두운 면을 외면하지 않고,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그는 “우리가 만든 이 세계는 모두의 책임”이라며,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나는, ‘희망’이 단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글은 어렵지 않다. 마치 한 노인이 손주에게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따뜻하고 소박하다. 하지만 그 속에는 깊은 통찰과 신념이 담겨 있다. 그는 삶과 신앙, 사회와 인간에 대한 균형 잡힌 시선을 보여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성취가 아닌, "다시 손을 잡고 함께 걷는 일"임을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일상 속에서 어떤 희망을 만들고 있는가? 누군가의 삶에 위로가 되는 말을 해본 적은 있었는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한다. “희망은 우리가 걸어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그 말처럼, 나도 내 자리에서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빛을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희망』은 특정 종교를 넘어서,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은 조용하지만 깊은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메시지는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어둠 속에서도 결코 꺼지지 않는 희망 말이다.